'우리 아이들이 너무 잘먹는' 감자를 생산하는 조영호 생산자님 이야기
페이지 정보
본문
'우리 아이들이 너무 잘먹는' 감자를 생산하는
조영호 생산자님 이야기
1. 생산자님과 농장에 대해 간단하게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2011년에 귀농을 했습니다. 신문에 실린 율곡교회와 여태권 목사님의 이야기를 보고 귀농 장소를 완주로 결정했어요. 그러다보니 귀농 전 3년간 전주에 살면서 교회는 완주에 있는 율곡교회를 다니면서 본격적으로 귀농을 준비했습니다.
2. 율곡교회의 어떤 면에 이끌리셨나요?
어렸을 때부터 교회를 다니긴 했는데, 보수적인 교단이었어요. 평신도 교회, 개척 교회를 다니면서 신앙의 색깔이 점차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어느 날 한겨레신문을 봤는데 여태권 목사님이 소를 키우시면서 목회하는 모습이 너무 좋더라고요. 삶과 말씀이 동떨어져있지 않는 점이 좋았어요. 교회와 사회가 떨어지지 않고 함께 호흡하면서 사회를 이끌어가는 그런 모습이 신앙의 참된 모습이라고 생각했습니다.
3. 밭과 산 양쪽에서 농사를 지으시죠?
지금 밭에서는 감자, 마늘, 양파 농사를 짓고 있고, 다시 내년에는 고추를 제대로 심어보려고 합니다. 처음 농사지을 때는 산에서 염소도 50마리도 키워보고, 닭도 1000마리 키워봤어요. 족제비가 와서 닭을 물어가기도 하고, 매가 날라 와서 닭을 채가기도 하고 그랬죠. 산은 아직은 제대로 활용을 못하고 있는데 아주 무궁무진해요. 지천에 약초가 깔려있고, 밤나무도 있어요. 닭 키울 때는 계란을 구매하던 단골들이 와서 밤을 주워가도록 하기도 했지요.
4. 산이 스토리가 많아 재밌어요. 조금 더 얘기해주세요!
산은 지천에 약초가 자라고 있어요. 여성들에게 무지하게 좋은 질경이도 있고, 독초라서 옛날에 ‘사약을 받들라’의 재료가 됐던 자리공도 있어요. 자리공은 독초이긴 한데, 어렸을 때는 독성이 약해 나물로 먹을 수 있어요. 저기 잎이 뾰족한 거 보이시죠. 저게 우슬이라는건데, 우슬은 관절에 엄청 좋아요. 저쪽엔 칡덩쿨이 있구요. (에디터에겐 모두 풀떼기로 보였는데, 각자의 역할이 있는 약초였습니다.^^;)
이렇게 다양한 것들을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산이라서 나중에 아이들과 함께 반찬 가공까지 하고 싶어요. 제 아이들이 셋이거든요. 제 목표 중에 하나가 아이들과 함께 살면서 농사도 짓고, 가공, 유통까지 하는 것입니다. 농사만 짓기 어려우니까 가공, 유통까지 하는 거죠. 산에서 자연적으로 나는 나물도 많고, 밭에서 키우는 작물도 있으니까 추후에 가공한 반찬과 반찬재료를 정기적으로 배송하는 꾸러미 형식의 유통방법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5. 어떤 농법을 추구하세요?
유기농 인증을 받았지만 유기농과 자연농법의 중간쯤으로 생각하고 있어요. 친환경 하는 사람들은 자연농법을 가장 최종적으로 봐요. 하지만 자연농법의 한계는 생산량이 너무 안 나와서 생계를 꾸리기 힘들다는 점이죠. 유기농 인증을 받았으니까 제초제나 화학 비료는 안 쓰는 게 당연하고요. 화학농약은 절대치지 않고요, 친환경 인증된 농약이라고 해도 되도록이면 치지 않으려 합니다.
6. 농약을 아예 안 쓰신다구요? 그러면 병해충은 어떻게 관리하세요?
무당벌레, 사마귀와 같은 천적을 이용해서 잡습니다. 풀과 같이 키우기 때문에 이런 천적이 있을 수 있는 거 에요. 천적으로 안 잡히는 노린재 같은 애들은 발견하면 보이는 대로 잡죠.
7. 도시교회와 농촌교회가 ‘연대’하는 것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동지의식이라고 생각합니다. 농약에서 ‘약’이라는 말은 약이 아니라 독이에요. 저는 기독교인으로서 사람 음식에 독을 치면 안 된다는 신념으로 유기농법을 따르고 있어요. 그런데 그렇게 농사를 지으면서 생계를 꾸리는 일은 쉽지 않아요. 그렇기 때문에 도시교회의 교우들께서 시중에 파는 생산물보다 조금 비싸더라도 이런 신념으로 농사짓는 농촌교회 교인들의 농산물을 구매해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게 기독교인이라는 동지의식이고 함께 하는 방식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야 농촌에서도 꾸준히 좋은 농산물을 공급할 수 있어요.
8. 생산자님 감자 자랑 좀 해주세요! 한 마디로 표현하면?
‘우리 아이들이 너무 잘 먹는’ 감자입니다. 저희 아이가 초등 1학년 5학년에 다니고 있는데요, 반 아이들 주려고감자를 한 솥씩 삶아갔어요. 보통 감자 삶은 거는 애들이 잘 안 먹잖아요. 그런데 애들이 너무 잘 먹어요. 안 먹던 애가 3개씩 먹으니까 아이 어머니가 주문을 따로 하시더라고요.
- 이전글30년 가업을 이어받아 유기농 참다래(그린키위)를 생산하는 박성관 생산자님 이야기 18.10.02
- 다음글완주시니어클럽과 김성진 생산자님 이야기 18.10.01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